[56] 무두절을 찬양한다.

- 요약 및 의견
 '무두절'인 상사 없는 날은 나도 정말이지 좋아한다. 자유롭게 일할 수 있으며 상사의 눈치도 덜 보게 되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남의 눈치를 잘 보지 않는 성격이지만 상사가 휴가가고 없으면 왜 이렇게 더 좋은 걸까.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가 보다. 이미 몇몇 회사에서는 '팀장 없는 날'이라든지 '부서장 동시 휴가' 제도를 도입하여 직원들에게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직장에 상사가 없으면 직원들의 업무 성과가 올라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업무의 자율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부서의 장인 팀장이라는 위치는 모든 일에 대해 일일이 간섭할 필요가 없다. 팀장은 팀원들에게 충분한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하여 해당 업무를 맡기면 되고 중간 중간에 한 번씩 일의 진행상황을 체크해주면 된다. 그리고 타부서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거나 팀원급에서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본인이 나서서 해결해 주면 되는 것이다.

 육도삼략이었나.. 어느 책이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데, 훌륭한 군주의 덕목 중 하나로 해당 과업을 잘할 수 있는 적합한 인재를 임명하여 충분히 믿고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글귀를 본 적이 있다. 리더는 본인이 모든 분야를 다 잘할 수 없다. 해당 분야를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을 뽑아서 그에게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부여하면 일은 저절로 잘 되게 되어 있다. 괜히 리더가 모든 것을 간섭하는 순간 일은 그르치게 되고 부하들도 열심히 일할 동력이 사라지게 된다.

 최근에 읽은 윌리엄 손다이크의 <현금의 재발견>에서도 장기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둔 경영자들은 '자원 배분'과 '인적자원 배분'을 상당히 잘했다고 한다. 그 중 인적자원의 배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들은 최대한 조직을 분권화해 운영했으며 본사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두고 각 지역 사업부 부서장에게 운영상 책임과 권한을 주었다고 한다. 중간관리자 계층을 없애고 각 지역 담당자에게 책임과 권한의 자율성을 부여하여 업무 성과를 상당히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본사에 책임과 권한을 집중하는 것과 사뭇 다른 운영방식이다. 

 이처럼 일을 잘 흘러가게 하려면 직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여 본인 스스로 자율적으로 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지금 20~30대들은 시켜서 일하는 세대가 아니다.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현재,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취업한 이들은 일을 믿고 맡기기에 충분히 똑똑하다. 물론 적당한 규율과 감독은 필요하겠지만, 이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바탕으로 한 자율성을 부여한다면 그 누구보다 일을 잘 해낼 것이다. 옛날과 같은 답답한 계층적 업무환경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무두절에 일이 잘된다는 젊은 이들의 이야기를 그냥 웃고 넘길 때가 아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반영하는 회사가 앞으로 더 잘될 것이 분명하다. 


- 베껴쓰기

[56] '무두절' 예찬 / 고두현 논설위원 / 한국경제 / 2019. 9. 1.

"오늘은 팀장 연차휴가, 우리 팀 분위기 최상이다. 표정도 밝고 의사소통도 잘된다. 인상 쓰는 사람이 없다. 업무 효율까지 높아진다. 가끔씩, 아니 자주 팀장이 자리를 비우는 게 우리 팀 성과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젊은 직장인이 블로그에 올린 '무두절(無頭節.상사가 자리를 비운 날) 단상'이다. 

LG전자는 2016년부터 '팀장 없는 날'을 운영해왔다. 직원들의 호응이 높자 지난 7월부터는 적용 범위를 임원까지로 넓혀 조직 책임자가 월 1회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리더 없는 날'을 도입했다. 임원이나 팀장이 한 달에 한 번 무조건 쉬고, 휴가일을 한 달 전 팀원들에게 알리도록 했다. 이왕이면 팀별 정기회의가 있는 요일을 택하도록 했다. 

직원들은 환호했다. 무엇보다 '회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이 회사가 2년 전 '월요 회의' 준비 때문에 주말에 출근하는 걸 막기 위해 월요일을 '회의 없는 날'로 정했을 때보다 더 반가워했다. 주중에도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는 데다 스스로 업무를 주도하는 '리더 연습'까지 해 볼 수 있다. 

임원과 팀장들도 이를 반기고 있다. 업무나 책임감 때문에 평소 잘 쉬지 못하다가 매월 재충전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일에서 잠시 벗어나 가족과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배우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보안기업인 에스원은 2016년부터 전국 지사장들이 한꺼번에 휴가를 떠나는 '부사장 프리주(free週)'를 시행하고 있다. 보안사업 담당 지사장 100여명이 1년에 한 번, 1주일간 동시 휴가를 떠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지원부서까지 휴가 인원을 두 배로 늘렸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업무 공백은 임시 부서장 제도로 해결했다.

이 밖에 '2주 휴가제'로 직원들 사기를 높이는 기업, 직급이 올라갈 때마다 안식 휴가를 주는 곳 등이 늘고 있다. 무두절로 상사의 간섭이 없어지면 직원의 자율성은 그만큼 커진다.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까지 높아진다. '리더 없는 날'이나 '부서장 동시 휴가' 등은 시대 변화를 앞당기는 촉진제라 할 수 있다.

무두절을 잘 활용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의력 엔진'까지 키울 수 있다. 임직원이 쉬는 것을 '비용'이 아니라 '투자'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기업일수록 성과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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