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일본은 왜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려고 하는가?

- 요약 및 의견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점점 불이 붙고 있다. 화이트 리스트란 무기 개발 등에 쓰일 수 있는 전략 물자를 수출할 때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여 처리하도록 지정한 리스트를 뜻한다. 백색 국가에서 배제되는 국가는 일본 기업이 수출을 할 때 매번 허가를 받아야 함으로 일본은 백색(화이트 리스트) 국가를 지정하여 수출의 효율성을 높여왔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하게 백색 국가였으나 두 국가간의 분쟁으로 인해 올 8월부터는 한국도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을 다 쓴 시점에는 이미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되었다.)

 일본은 갑자기 왜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배제하려고 하는 것일까? 일본은 한국에 대한 신뢰 상실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베 내각의 정치적인 사유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아베는 일본의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 때리기로 극우세력의 표몰이를 하려고 했다. 왜냐하면 참의원 선거를 통해 개헌 의석수인 2/3를 차지하면 일본을 전쟁가능국으로 개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과반 확보에 만족해야했고 개헌은 물 건너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는 계속해서 한국을 밀어붙이며 한국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를 무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이러한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이 아베 정부에게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등 반대 여론도 조성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에만 타격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일본 자체도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인들의 일본여행 취소가 속출하면서 관광이 주성장 동력인 일본 중소도시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한 해 한국인이 일본에서 6조 원이 넘는 돈을 썼다고 한다. 그 반증으로 숙소에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한 곳이 상당히 많다는 점을 들수가 있다. 일본으로 여행을 얼마나 많이 그리고 자주 가면 한국인 전담 직원을 두겠는가. 그리고 일본으로 취항하는 항공기의 노선이 줄어듦으로써 한국에서 출발하는 저가항공을 이용한 중국인들의 일본여행도 자연스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일본 제품 불매가 이어지고 있고 대형마트에서도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 곳이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번은 다르다며 전 국민이 합심하고 있다. 그런데 이로인해 의도치 않게 대한민국 국민 중 관련 사업 종사자나 취업자들도 피해를 받고 있다. 그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일본과 관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 물론 이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는 국내 업체도 있겠지만 그들의 이익으로 무고한 국민들의 당장의 생계가 어려워짐을 대신할 수는 없다. 죄라면 업종을 잘못 선택한 것이 그들의 죄일까.

 안타깝게도 일본의 수출규제가 결정되면 당장은 우리나라가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에 앞서 철저하게 계산하여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필수부품의 재고량까지 정확히 파악하였다고 한다. 지독한 놈들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번 기회를 통해 기술과 부품의 국산화와 수입 루트의 다양화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더욱 경쟁력을 높여서 일본이 자승자박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본인들의 판단미스로 인해 일본 부품 산업이 더 망가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겠다.

 지금만큼 전 국민이 똘똘 뭉치는 때가 언제 또 올까 싶다.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게 된다면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언제가 되서야 낮출 수 있을까. 어쨋건 모든 것은 우리나라의 국력이 더 강했다면 일본이 쉽사리 이렇게 나서지 못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하지만 이런 후회는 하나마나한 것이고 지금이라도 우리나라의 힘을 더 키워야 함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국산화가 좀 더 일찍부터 준비가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일본과 이렇게 사이가 틀어진 이상 반드시 우리나라의 저력을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

 허나 시기때문에 그것도 생각만큼 쉽지는 않겠다. 우리나라는 현재 경제상황이 너무나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다고 지속된 경기 침체에 앞으로 경제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되었다. 어떤 지표에서도 좋아지고 있는 분야는 찾기 힘든 상황이고 심지어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힘든 경제 상황속에서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정부 또한 반일감정을 이용하여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의 좋지 않은 GDP 수치의 이유를 우리나라 내부의 잘못된 정책이 아니라 일본 핑계를 대려고 이렇게 갈등을 더 심화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길 바란다. 일본에게 정치적인 문제를 경제로 끌고오지 말라고 하듯이, 우리나라는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나빠진 경제상황을 정치적인 문제로 다시 끌고 가지 않았으면 한다. 

 



- 베껴쓰기

[53] '메이드 인 재팬' 없이 살기/오형규 논설위원/한국경제/2019.07.09

일본의 경제보복에 분노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불매 리스트가 도는가 하면, 일본여행 취소도 속출한다. 일본 차 주유 거부 주유소, 일본 제품 판매 중단 마트도 등장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온라인 포스터가 퍼지고 있다. 

일본 제품을 사거나 일본 여행을 가면 '매국노' 취급을 받을 판이다. 여당 국회의원은 "의병을 일으킬 일"이라고 거들었다. 심지어 아이돌그룹의 일본인 멤버 퇴출 요구까지 점입가경이다. 

국가 간 마찰이 대중의 자발적 불매운동으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지 않다. 2012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때 중국에선 지금 우리와 비슷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미국의 아메리카노 커피도 영국의 차(茶) 세금 등 횡포에 맞서다 생겨났다. 국민의 일치단결한 모습은 상대국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한 해 1000만명이 한.일 양국을 오가는 시대에 불매운동이 부를 부작용도 따져봐야 한다. 정작 그 피해가 국내 수입.유통.판매.여행업계 종사자와 일본에 사는 동포.유학생.취업자에게 돌아갈 수 있어서다. 여건이 민단 중앙단장이 "한.일 관계는 우리(재일동포)에게는 사활의 문제"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소할 정도다. 감정의 골이 깊어질수록 보복조치에 반대하는 일본 정재계와 양식 있는 일본인들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다. 

보다 현실적인 문제는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이 없으면 우리가 더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맥주 담배 의류 등 소비재는 대체재라도 있지만, 일본의 핵심 부품.소재 없이는 스마트폰 자동차 정밀화확 등 국내 산업이 안 돌아간다. 이런 일본 제품은 '인텔 인사이드'처럼 눈에 잘 안 띈다. 병원의 초음파 CT 등은 일본산이 태반이고, 방송도 일본 장비 없이는 촬영.송출이 어렵다.

게다가 자유, 민주, 헌번 등 개념어와 전문용어가 대부분 근대 일본어 조어에서 왔다. 우동 돈가스 라멘 이자카야 등은 한국인의 생활속에 녹아들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도 인기지만, 이를 원작으로 한 '올드보이' 같은 영화나 드라마도 만들지 않았나. 비분강개하는 불매운동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정말 절실한 것은 절치부심하며 일본을 이길 실력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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