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빌 게이츠의 후회/김선태 논설위원/한국경제/2019.06.24

- 요약 및 의견

 우리는 윈도우 OS에 익숙해져 있다. iOS 기반의 맥북을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iOS 사용자 대부분은 매니아층이며 OS 기반의 윈도우 사용자가 월등히 많다. 그래서 손안의 작은 컴퓨터인 스마트폰에도 윈도우 OS가 등장하리라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였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를 보자면 안드로이드에 밀려도 한참 밀렸다. 현재 모바일 OS 시장의 점유율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86%, 애플의 iOS가 14%이고 윈도우는 그에 비하면 손톱 때만한 0.1%에 불과하다. 

 MS에서는 모바일 시장에서 점유율 높이려 노키아를 인수하고 구글 래퍼런스 폰을 내는 등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결국에는 사업을 접는 수순에 이르렀다. 구글이 인수했던 안드로이드를 가지지 못한 것을 빌 게이츠는 그렇게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안드로이드와 같은 플랫폼 시장은 승자독식이다. 사람들은 1등을 찾지 2등을 찾지 않는다. 그리고 2등을 선택할 커다란 이유가 없는 한 계속 쓰던 것을 쓰지 구지 귀찮게 바꾸지 않는다. 이러한 사용자의 게으름이 승자독식을 가속화 시킨다. 쿠팡이 지금 그렇게 적자가 나면서도 시장 확대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 플랫폼 시장은 하나로 다 모일 것이다. 1등만 기억하고 2등, 3등 이하는 다 인수되고 사라질 것이다. 아마존, 구글, 우버 등의 1등 플랫폼 기업들만 계속 성장하여 시장 점유율을 더 높여나갈 것이다. 플랫폼 기업의 생태계 속에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다. 들어올 땐 내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닌 것이다.

 

- 베껴쓰기
2007년 애플 아이폰이 세상에 나왔을 때 많은 이들이 혁신성에 박수를 쳤다. 반면 iOS(아이폰 운영체제)를 처음 접한 사용자들 중 상당수는 적잖은 당혹감을 느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컴퓨터 OS 윈도에 익숙했던 이들에게 iOS는 상당히 생소했던 데다 음악이나 앱 관리를 위해 별도로 설치해야 했던 아이튠즈라는 소프트웨어 사용법이 꽤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은 스마트폰도 작은 컴퓨터인 만큼 조만간 윈도를 OS로 택한 폰이 나올 것이고, 이것이 곧 스마트폰의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현재 모바일 시장 점유율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86%, iOS 14% 전후인 데 비해 윈도는 0.1%에 그친다. 오픈 소스의 무료 OS라는 안드로이드의 장점이 삼성을 비롯한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끌어들인 결과다.

MS는 2010년 첫 스마트폰 OS를 내놓았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4년 핀란드의 휴대폰 회사 노키아를 인수하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재도약을 노렸지만 이 역시 삼성과 애플 등의 상승세에 밀려 고전의 연속이었다. MS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올초 MS의 서포트 페이지에는 오는 12월 10일을 끝으로 더 이상 윈도10 모바일 OS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떴다. 지원 종료는 모바일 OS 버전 단종을 뜻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된 신세가 되자 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뒤늦은 후회를 했다는 소식이다. 그는 지난 주 한 행사에서 "소프트웨어 세계, 특히 플랫폼 시장은 승자독식 시장"이라며 "MS가 안드로이드처럼 되지 못하도록 한 것이 나의 최대 실수"라고 인정했다. 구글을 2005년 5000만달러에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 지금은 약 4000억달러로 추산되는 '대물'을 놓친 것을 크게 아쉬워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배부른 자의 엄살'이라는 지적도 있다. MS는 안드로이드에 사용된 일부 자사 기술 특허료로 연간 20억 달러가량을 챙기고 있다. 사실 안드로이드를 놓친 걸 내심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쪽은 삼성이다. 구글이 인수하기 2주 전, 안드로이드 측이 삼성에 인수를 타진했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다. 만약 삼성이 인수했더라면 안드로이드는, 그리고 삼성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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