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투키디데스 함정'과 '킨들버거 함정' 고두현 논설위원/한국경제/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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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對) 중국 정책을 준비할 때 역사가 자신에게 쳐 놓은 두 개의 중요한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했던 충고다. 상대가 너무 강해져서 생기는 위험이나 덩치에 맞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첫 번째 위험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다. 이는 신흥 강국이 기존 패권 국가의 지위를 위협할 때 생기는 대결 국면을 의미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 아테네(신흥 세력)와 스파르타(지배 세력)의 전쟁 원인을 설명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저자 투키디데스 이름에서 따왔다.  미국이 보호무역 조치로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이 '보복 카드'로 맞서는 현재 모습이 그때와 닮았다,

두 번째는 '킨들버거 함정'이다. 신흥 강국이 기존 패권국만큼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할 때 파생되는 재앙을 의미한다. 찰스 킨들버거 전 MIT 교수가 <<대공황의 세계 1929~1939>>에서 "기존 패권국 영국의 자리를 차지한 미국이 신흥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해 대공황이 생겼다"고 설명한 데서 유래했다. 당시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국제무역 규모가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중국과 미국은 다른 분야에서도 잇단 파열음을 내고 있다. 첨단업종의 지식재산권과 산업 스파이 논쟁을 부른 기술 전쟁, 원유와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쟁, '일대일로' 강행에 따른 경제 영토 갈등 등 곳곳에 함정이 많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불투명한 통계.회계 등 다른 요인도 맞물려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경기 둔화를 가장 크게 걱정해야 할 나라는 한국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중 수출은 26.8%에 이른다. 무역분쟁이 심해지면 중간재 수출만 1조원어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 강경책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겠지만 미국과 중국이 협조적인 경쟁 관계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중국이 당분간 미국을 능가하기 어려운 데다 다른 국가들도 미중의 '평화공존'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조지프 나이 교수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약점 역시 간과돼선 안된다"면서 "다만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강해짐에 따라 미국도 힘을 공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사는 늘 함정을 조심하라고 가르친다. 지혜롭게 함정을 건너는 방법은 스스로 체득해야 한다. 

 

- 요약 및 의견

함정인가 기회인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하버드대학 조지프 나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면한 2가지 함정을 조심해야한다"고 언급했다. 그 첫번째 함정은 '투키디데스 함정'이고 두번째는 '킨들버거 함정'이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쓴 투키디데스의 이름을 딴 것으로, 기존 패권국의 지위를 위협하는 신흥 국가의 등장으로 인한 위험을 의미한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는 기존의 패권국이었던 스파르타와 이를 위협하는 신흥 국가인 아테네 사이의 전쟁을 보여주는데, 현재 미중 무역전쟁이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킨들버거 함정'은 신흥 세력이 기존 패권국만큼의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를 뜻한다. 찰스 킨들버거 전 MIT 교수는 자신의 저서 <<대공황의 세계 1929~1939>>에서 당시 부상하던 국가 미국이 지배 세력이었던 영국만큼의 리더십 보여주지 못했던 점에서 대공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G2로 떠오른 중국은 G1인 미국의 리더십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 생각될 정도로 장악력이 떨어진 것이 그와 닮았다.

 이러한 함정은 단순히 미국과 중국에만 관여된 것이 아니다. 전세계뿐만 아니라 중국 바로 옆의 우리나라에는 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무역의 수출은 26.8%나 차지했을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 만약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중국에 판매되는 중간재 수출에서만 약 1조원어치나 손해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인데, IMF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결국에는 '협조적인 경쟁 관계'로 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나도 이에 동의하지만 힘의 균형이 맞춰진 상태가 아닌 ‘(중국이 망가질만큼 망가지고 나서) 협조적인 경쟁 관계'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미국이 무시할 수 없을만큼 중국이 너무 성장하기도 했거니와 그 성장을 선진국의 첨단기술 탈취로 이루어 왔기 때문이다. 더 이상은 미국이 참을 수 있는 선을 넘었다.

 예를 들어 현대차와 폭스바겐 등 해외 자동차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지분율이 제한되어 반드시 중국과 50대50 합작으로 설립해야 했는데, 이로인해 중국으로 기술유출이 상당히 심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이 외제차를 그대로 배껴다가 만든 짝퉁 자동차를 비롯해 수많은 짝퉁 기기들을 그렇게 많이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기술 탈취에 있다. 미국은 이러한 문제를 바로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킹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데, 중국은 화웨이 등의 통신업체를 통해 국가 차원에서 전문적으로 해킹해왔다. 최근 밝혀진 사실로, 중국이 미국에 판매한 스마트폰에는 은밀히 백도어가 설치되어 정보가 자동으로 중국에 전송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기술과 정보 도둑질을 통해 지금까지 성장해온 중국을 손봐주기 위해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희토류 카드 등으로 반격하여 미국도 어느 정도 타격을 입겠지만, 미국은 선진국 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경제성장률도 상당히 높고 실업률도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상당한 경기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셰일가스 대량생산 등으로 에너지 자립도 가능한 지금이 미국에게는 최적의 시기라 생각된다. 아마 트럼프 재선 후가 본격적인 공격 시점이 아닐까 한다. 중국은 현재 미국에 비해 아주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데,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를 더 어두운 곳으로 몰고 갈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10년 안에 중국의 몰락을 보게 될 것이다. 중국의 위기는 우리에게 직격타다. 위기는 또 기회가 될 수 있다. 잘 지켜보고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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