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포기와 집중'의 마법 양준영 논설위원/한국경제/2019.04.27

- 베껴쓰기

'선택과 집중'은 기업 경영의 '금과옥조(金科玉條)로 꼽힌다.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기 보다 핵심역량에 집중해 성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선택'은 곧 '포기'다. 전략적으로 무엇을 선택하기 위해선 다른 것을 과감하게 버려야한다. 

 

LG생활건강이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 3221억원으로 LG그룹 내에서 LG전자 다음으로 돈을 많이 번 회사가 됐다. '포기와 집중' 전략의 결과다. LG생활건강이 '후'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2006년. 별다른 성과는 없었지만 제품에 대한 믿음으로 6년을 버텼다. 2012년 한류열풍으로 판매가 크게 늘자 경영진은 중대 결정을 내렸다.

 

중저가 브랜드를 모두 철수시키고 럭셔리 브랜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제품을 더 고급화하자 중국인 소비자들은 '사드 한파'에도 후를 찾았다.

 

독일 슈퍼마켓 체인 알디(ALDI)도 '포기와 집중' 전략을 편 기업이다. 알디는 다양한 상품을 갖추는 대신 소품종의 질 좋은 제품을 싸게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알디 지역법인 대표를 지낸 디터 브란데스는 <단순하게 경영하라>에서 알디의 성공 비결을 11가지 황금률로 소개했다. 첫 번째는 '단순해져라'다. 알디는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덴마크 완구기업 레고의 부활 비결은 '기본으로 돌아가자'였다. 1990년대 비디오 게임과 pc게임 열풍이 불면서 위기를 맞았다. 놀이공원(레고랜드)를 비롯해 의류 시계 미디어 게임 등 무리한 사업 다각화도 발목을 잡았다. 1998년 첫 적자를 기록한 뒤, 2004년에는 존폐의 위기에 몰렸다. 구원 투수로 영입 된 예르겐 비 크누스토르프의 경영방침은 단순했다.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고 핵심 사업인 블록에 집중해 위기를 넘겼다.

 

일본 소니도 '선택과 집중'으로 부활했다. PC 사업을 매각하고 TV 사업은 고가 제품 위주로 재편했다. 디지털카메라의 핵심 부품인 이미지센서와 음향기기, 게임, 로봇 등의 사업에 집중해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다.

 

'포기와 집중'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기업 경영에서는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LG생활건강의 성과는 그래서 더 빛난다. 기업들이 잘 나갈 때는 확장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위기가 닥쳐야 비로소 포기를 떠올린다. 이때는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포기당하는 것이다. 

 

- 요약 및 의견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선택과 집중'을 잘하는 것이다. 사업이 잘 될 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위기에 처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이는 문어발식 확장보다는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것이 기업의 존속과 성공에 더 유리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하지만 실제로 기업의 경영에 있어 선택과 집중은 말만큼 쉽지 않다. 그 이유는 포기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그에 집중한다는 것은 또 다른 것의 포기를 의미하는데, 알다시피 이미 손에 쥔 것을 내려 놓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 LG생활건강이 '포기와 집중'을 잘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LG생활건강은 과감하게 중저가 브랜드는 철수시키고 럭셔리 브랜드 '후'에 집중하여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그덕에 '사드 한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221억이나 벌어들였다. 경제성장률이 고꾸라지고 있는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잘 해쳐나간 경영진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또 다른 사례로 레고와 소니는 '포기와 집중'을 통해 부활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들은 한때 존폐의 위기까지 처했으나 기존에 운영하던 사업 중 경쟁력 없는 사업들은 포기하고 본인들이 가장 잘 하고 있거나 미래의 먹거리라 생각되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였다. 레고는 기존의 많은 사업들을 포기하고 본인들이 가장 잘 만드는 레고블록에만 집중하였고, 소니는 미래에 수요가 많다고 생각한 디지털카메라의 이미지 센서와 로봇 등에 집중하여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처럼 선택과 집중을 잘해야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헌데 이는 기업 경영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최선이라 생각하는 A를 선택하게 되면 B나 C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다면 선택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고, 내가 한 선택이 옳은지 아닌지는 어떻게 아는가. 위의 기업들은 어떻게 옳은 선택을 하였기에 승승장구하는 것일까? 선택을 잘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이 필요할까? 그것은 바로 통찰력이 아닐까 한다. 내가 한 선택이 옳은지 아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훌륭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통찰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히 읽기만 하는 독서는 안된다. 눈으로만 보는 앵무새 독서, 원숭이 독서가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어서 책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독서를 해야한다. 책과 소통하고 내 생각과 의식을 끊임없이 다듬어 나가며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이전에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요즘은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된 책읽기를 실천하고 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수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 모든 것을 다 읽고 소화해 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빨리 빨리 읽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자연스레 책의 내용도 잘 남지 않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이 인문학 독서고 그 중 고전에 집중해서 독서하려고 한다. 실용서들은 읽기 쉽고 떠먹여 주는 책이라면, 인문학 고전은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주고 사색하게 만드는 책인 것이다. 고전이 고전인데는 다 그 이유가 있다. 아직은 나도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생각이 점점 자라나고 있음이 느껴진다. 제대로 된 독서법으로 꾸준히 독서한다면 언젠가 통찰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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